그림책을 통해 소통하며 지역주민과 건강한 이웃이 되고픈 사람들
<aside> 💡 KEYWORD #그림책 #이웃 #소통 #인문학
</aside>
○ 모임 소개 부탁드려요.
‘무지개 속 투명우산’은 건강하고 즐거운 중년을 위해 나를 알고, 너를 알고 ,우리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는 모임이에요.
우리 회원들은 영유아 관련 업무, 인권 강사, 피해자 지원 등 각각의 소속이나 업무가 다양합니다. 선별한 것은 아닌데 하는 일이 비슷하기도 한 분야라 서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요. 사회적으로 사건 사고가 많고 사회적 약자 편에서 일을 하는 회원들이라 모두 주변인들과 조화롭게 안전하게 살아가자는 바람이 있어요.
그러려면 건강이 중요하잖아요. 육체적 건강과 함께 정신적 건강이 중요한데 이것은 그냥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하면 더 잘 알게 되고 성숙해진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는 심리 전문 서적이나 관련 도서를 윤독하고 사례도 나누면서 자아를 탐색하고 인간의 심리에 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 ‘소소모’ 활동 중에 즐거웠던 에피소드 하나만 소개해 주세요.
에피소드 한가지라기 보다는 매주 금요일마다 지친 직장생활에서 벗어나 모이는 시간이라 자유인이 되는 느낌이 있어요. 모임 장소에 들어오는 분들이 몸은 지쳐있는데 항상 얼굴은 웃고 있으세요. 수영구에서 오는 회원은 거리가 멀어 마음이 무거울 때가 있는데 모임을 하고 귀가할 때는 뿌듯한 마음으로 간대요. 무거운 것을 털어내고 좋은 것을 담아가는 효과가 아닐까요?
그리고 또 재미있었던 게 ‘소소모’ 활동을 하면서 회의의 주제가 다양했던 점이었어요. 어디를 찾아갈 것인가?, 지역주민들이 어떻게 찾아오게 할 것인가? 참여자들이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하려면 어떻게 유도해야 할까? 등 서로 많은 대화를 하게 된 계기가 됐어요. 그리고 책을 선정하는 과정도 재미있었어요. ‘북두칠성도서관’에 가서 각자 추천 도서를 정하기로 했는데 책 고르다 말고 북항 산책이 좋아져서 걷다가 야외 선베드 벤치에 누워 바다를 보다 시간을 다 보내기도 하구요. 또 프로그램 도입에 할 율동을 선정하고 익히는데 서로를 보고 크게 웃기도 하고,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어요.
○ 이야기로 들어도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 상상이 됩니다~ 어려웠던 점도 있으셨나요?
각자 일을 하면서 시간을 내고, 시간을 맞추는 것이 어려웠어요. 갑자기 자녀가 아파서 수술과 입원을 하게 되면서 보호자의 역할을 병행하며 활동이 어려웠던 회원도 있었어요. 그림책 읽어드리는 프로그램도 첫 시작은 미약했는데 점점 여기저기서 신청이 들어왔어요.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워서 거절해야 했던 곳도 있어서 마음이 아프고 미안했어요.
○ ‘그림책 읽어드립니다’라는 프로그램이 인기가 많았네요! 어르신들이 좋아하셨을 것 같아요.
경로당, 복지관 등 주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했어요. 간단한 율동으로 시작해서 저희가 선정한 좋은 그림책을 읽어드리고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집니다. 그리고 나를 표현하는 그림을 그리면서 몰입하는 시간을 가지고 그림에 대해 설명하며 나를 표현하는 대화의 시간을 가졌어요.
꽃에 관한 그림책을 읽어드릴 때 어르신들이 “예전에 봤던 꽃이다.”, “나는 못 봤는데 시금치꽃이 저렇게 생겼나?”, “나랑 닮았네.” 등 그림책의 색감과 꽃에 많은 관심을 보이시고, 책장을 넘길 때마다 한마디씩 흥겨운 소리로 후렴을 해 주시기도 하셨어요. 굽은 손가락은 색을 선택하려고 갈피를 못 잡고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 “색연필로 그림을 처음 그려 본다.” 며 좋아하시는 어르신은 어려서 삶이 너무 고단했다는 옛이야기를 들려주셨어요. 오종종히 그림을 그리시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어요. 율동이 재밌다며 관심을 많이 주셔서 앵콜로 한 번 더 하기도 하고, 삶은 감자 내어주시며 “먹고 해요.” 라며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어 하시는 모습들, 덕분에 우리도 건강해지는 기분이었어요. 한여름 무더위에 이동은 힘들었지만 활동을 하고 나오면 정다움을 가슴에 담고 덤으로 뿌듯함을 받아왔습니다.
○ <소소마켓>에서 어르신들의 그림들을 전시하셨지요, 알록달록 예쁜 그림들이었습니다. ‘소소모’ 활동이 어떤 기억으로 남으셨나요?
우리들만의 세상이 모두의 세상이 된 기분이랄까? ‘소소모’ 활동을 통해 저와 회원들이 무지개 빛깔 가득 담은 우산이 되어가는 가슴 벅찬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소소모 리더 워크숍’, <소소마켓> 등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났지만, 어색함 속에서도 먼저 인사하면 마주 미소 지어주는 경험이 경계의 선이 사라지는 느낌이었어요. 모임을 진행하면서도 회원 개개인이 잘하는 분야를 맡아 활동하면서 서로의 특색도 알게 되었어요. 우리는 여러 가지 다양한 색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무지개를 이루고 다양한 그 색들을 그대로 인정하고 바라보는 투명 우산 같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소소모’를 통해 만난 다른 모임들과 교류하는 장이 있어서 좋았고,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활동으로 만들어가야겠다는 자극을 받았어요. 보람된 일에 동참할 수 있어서 감동받는 고마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 멋지십니다. 저도 중년이 되면 함께 활동하고 싶어요. 앞으로 쭉 활동 하실거죠?
네, 배우고 익히고 연구하는 지속적인 동아리를 기반으로 독서 모임을 확장하여 많은 이웃들과 함께 할 계획입니다. 올해 ‘소소모’ 활동의 도구는 그림책이었지만 구체적인 주제와 다양한 접근법에 대해 계획을 세우고 홍보에도 신경을 써서 진행해보려 해요.
흥미롭게 전달하는 것, 그림책 읽어주기처럼 찾아오기도 하고 직접 찾아가서 나누기도 하는 활동이 될 것 같아요. 작고 소박하지만 이런 활동을 지속하다보면 건강하고 즐겁게 우아한 노년을 맞이할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