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고립청년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침서가 필요하지 않을까

<aside> 💡 KEYWORD #청년 #은둔고립청년 #사회복지사 #인터뷰 #책자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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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만난 분들인가요? 모임 소개 부탁드려요.

대학교 연구원 및 청년 공간의 센터장, (사)사회적기업연구원의 책임연구원, 프리랜서 영상 디자이너, 정신건강 사회복지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존재하던 4명이 모였습니다. 서로가 길게는 7~8년을 알았던 사람도 있고, 한때 철없던 시기를 보내다 세월이 흘러 다시 만난 사람, 작년에 청년 공간을 운영하며 새롭게 만나게 된 사람도 있습니다. ‘사회에 작게나마 따스함을 보태고 싶다’라는 마음이 있었기에 서로를 운명처럼 알아보았고, 23년도부터 모여 여러 활동을 하다 ‘일상을 바꾸는 소소한 모임'에 선정되어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셨는데요, 계기가 있을까요?

2020년도에 우연한 기회로 ‘니트(NEET)’라는 용어를 알게 되었어요. 니트 청년들의 사회진입 활동을 옆에서 돕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청년 공간을 운영할 기회가 생겼는데, 그 당시 ‘은둔형 외톨이’라는 개념을 접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고립과 은둔의 시기들을 겪고 있는 몇몇 분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그런 상황에 놓인 분들에게 관심이 갔고, 많은 대화들을 나눌 수도 있었어요. 공간을 이용하시는 분들과 청년 고독사에 대한 이야기들도 나눴지만,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아니었기에 한계가 많았습니다. ‘사회적 고립’ 그리고 ‘은둔’의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환대받을 수 있는 곳이 없다는 안타까움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분들 삶의 현장에서의 분위기와 장면들을 더 알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 속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 직접적으로 청년들을 만나기보단 고립·은둔 청년을 지원하는 사회복지사들을 인터뷰하셨어요. 이유가 있을까요?

네, 저희 모두 사회복지영역에 관해 실천적 공부를 하고 있어요. 일부는 제2의 길로써 사회복지사 자격취득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사회복지사들의 처우에 대해서도 많이 듣게 되었는데 70%의 재원과 인력으로 100%의 일을 해내고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참 녹록지 않은 영역이구나.” 싶었습니다. 스스로 가치 있는 일이라고 믿거나, 일을 통한 효능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지속하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세상에 빛을 더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세상의 빛과 소금과 같은 소중한 직업이 사회복지사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나보다 누군가를 위해 애쓰고 계신 분들에게 저희가 위로를 드릴 수 있는 자리가 있다면, 잔잔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으로 움직이며 인터뷰하고 공부하셨어요. 어떤 과정이었나요?

먼저 고립·은둔 청년에 관해 연구자료와 책 등을 읽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고립·은둔 청년들의 현장과 행정으로 지원하는 기관의 사회복지 종사자분들 6명을 인터뷰했고, 활동과 인터뷰를 기록해 네이버 카페에 게시하고 확산 시켰습니다. 또한 인터뷰의 자료집을 책자로 제작해 마지막 ‘만남 공유회’를 개최하여 활동 기록과 책자를 공유하고 부산에서 무엇을 해보면 좋을지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 인터뷰 기록도 매번 공유해주셔서 읽었었는데, 덕분에 고립·은둔 청년들이 처한 상황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소소모’ 활동으로 느낀 것이 있다면요?

‘소소모’에 참여하면서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이해, 지원 현장에 대해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스스로도 돌아볼 수 있었고, 평소에 하지 못했던 생각들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고립·은둔에 관해 부정적인 시선과 잘못된 오해들이 많았고, 모든 사람이 그들을 ‘환자’로 보는 게 아니라, 이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한 사람’으로 인지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심코 던진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고 폭력이 되어 사회와 단절하게 되었고, 진심으로 대하는 게 아니라 환자처럼 취급하다 보니 그들에게는 사회가 폭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었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고립과 은둔 속에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회에 나왔지만, 더 큰 상처로 인해 다시 고립과 은둔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들에게 누군가 한 사람이 존재하고 진심으로 대했다면, 이런 상황이 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소소모’를 통해 고립·은둔 청년에 관해 깊이 알게 되었으며, 고립·은둔 청년을 돕고 있는 실무자 모두가 멋있어 보였고 우리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 인터뷰하신 분들이 해주신 뜻깊은 말들이 있을까요? 짧게 소개하며 마무리하면 좋을 것 같아요.

“변화의 지점에는 결국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 본인을 지지하고 응원해 주는 한 사람이요.”

“결국 변화의 시작은 관계인 것 같아요. ‘청년들을 놓지 않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 부산진구종합사회복지관 이소연 사회복지사 -

“당사자가 무언가 하고 싶을 때,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사업계획 및 예산을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해요.” - 광주광역시 은둔형외톨이 지원센터 백희정 사무국장 -

“저는 최근 시행되고 있는 ‘고립은둔청년 지원사업의 목적’에 약간의 우려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 목적이 고립은둔청년들을 ‘사회적 틀’ 안에 들어오게 하기 위함이라면 무리가 큽니다. 고립은둔청년들에게 ‘사회적 틀’ 안에 들어오라고만 하지 말고, 저들이 살아가기에 너무 불편하지 않은 구조를 사회에서 만들어 줄 필요가 있어요.” - (사)파이나다운청년들 김혜원 이사장 -

“저희는 부모가 포기하지 않는 한 아이들은 변화된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아이의 변화에는 부모님의 역할이 크다는 거죠. 부모님의 소진을 회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봐요.” - 한국은둔고립자지원기관협의회 윤철경 이사장 -

“우리가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포기하지 않고 기다리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먼저 지치지 맙시다. 아직은 서로가 작은 벽돌 하나를 놓는다는 기분으로 일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https://youtu.be/1fprrn8We0g?si=LVpRXY25R3Q_pCw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