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학습자 아이들, 부모도 성장해야 하니까. 경계선 지능장애 부모모임
<aside> 💡 KEYWORD #느린학습자 #경계선지능장애 #부모모임 #교육체험 #제도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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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들에 대해서 소개 좀 해주세요.
아다지오는 느린학습자 부모 모임이에요. 내 아이가 일반 교실에서도 도움반에서도 적절한 보호와 교육을 받고 있지 못하는 현실에 엄마들이 뭉쳤습니다. 제일 처음에는 느린학습자 어머님 한 분이 아이가 학교 폭력을 당해서 같은 학교 통합반 어머님들께 힘을 합치자고해서 시작되었어요.
우리는 아이를 키우면서 비슷한 일을 겪잖아요. 함께 공감하는 부분이 많고 다른 데서 말할 수 없는 힘듦을 서로 이야기할 수 있어서 이 모임이 큰 힘이 됩니다. 느린학습자는 경계선 지능을 가진 아이를 일컫는 말인데요, 지적장애에는 해당하지 않고 언뜻 봐서는 별다른 점을 알 수 없거든요. 사실은 엄마도 아이를 키우다가 늦게서야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아이가 자기표현을 잘 하지 못하고 오해를 받는 상황이 생긴다거나 억울한 일을 당해놓고도 나중에는 당시 상황을 잊어버린다든가 하니까 여러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남편조차도 “나도 어렸을 때 그랬다. 조금 늦되는 것뿐인데 뭐 그리 마음을 쓰냐”고 할 때가 있어요. 별 문제 아닌 걸로 유난스럽다고요.
답답하고 힘들었던 엄마들이 모이면 서로서로 너무 공감되는 부분이 많으니까 위로가 되고 엄마부터 느린학습자에 대해 공부를 해서 우리 아이 집에서는 어떻게 대해야 할까, 또 사회와 학교를 아이들에게 긍정적이고 포용적인 곳으로 만들려면 뭘 해야 할까 이야기 나누는 거죠.
작년 가을에 결성하고 올해 2월부터 본격 모임을 시작해서 벌써 220여명이나 모였다니 이런 모임을 기다려왔던 느린학습자 아이 부모가 많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엔 1인으로 시작했지만 올해 봄부터 맘카페에 모임을 알리고 운영진을 결성하면서 특히나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꾸준한 모임 덕분인지 10월인 지금 오픈 채팅방에는 111명으로 늘어났어요. 느린학습자 부모가 모임은 전국 모임이 있는데 서울,경기도에 집중되어 있어서인지 아다지오 채팅방에 김해, 창원, 울산, 양산, 대구 분들까지 참여하고 계세요.
오프라인 모임은 한 달에 한 번. 주로 일요일에 합니다. 왜 일요일이냐면 아이를 동반해서 모임을 할 때도 있기 때문에 평일에는 학교를 가고, 토요일에는 개인적으로 관련한 센터나 병원을 방문하는 분들이 많아요. 언어치료나 음악치료, 사회성 교육, 또는 ADHD나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서 병원 진료를 받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일요일에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보통 스무 분 정도는 참여하고 7월 모임 같은 경우는 아이들까지 43명이 참석했어요.
소소모 모임을 어떻게 진행하셨는지 이야기해 주세요.
저희가 작년에 모임을 결성하고 나서 올해 초에 서울에 있는 사단법인 느린학습자 시민회에서 부산까지 오셔서 부모님들께 강의도 하셨구요 사단법인 느린학습자 시민회 이사장님의 추천으로 소소모 공모 신청을 했거든요. 저희가 아직까지는 회원 가입을 받고 있지는 않고 모든 모임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어서 소소모 지원금이 큰 도움이 돼요.
4월에는 특수교사면서 느린학습자 아이 아빠이기도 하고 유튜브 채널 <경계를 걷다>를 운영하는 이보람 선생님을 모셔서 느린학습자 부모의 멘탈관리에 대해서 이야기 나눴고, 5월에는 시각적 문해력 향상을 위한 그림책 읽기, 6월에는 언어교육연구소 소장님이시자 느린학습자 부모이신 황현주 박사님과 함께 느린학습자 시기별 특징을 공부했어요.
저는 아이들 체험 활동을 했던 7월 모임이 제일 좋았어요. 알로이시오기지1968에서 초코머핀과 꽃화분을 만들었는데요, 우리 아이들이 사회성이 부족해서 학교 환경 속에서는 친구를 사귀기가 힘들어요. 그런데 느린학습자끼리 모여있으니 아무래도 조금 편안하잖아요. 그리고 비장애인인 형제 자매들도 함께 했기 때문에 너무 소극적인 아이들끼리만 있는 것보다 대화가 촉진되고 서로의 행동을 보면서 배우는 것도 있더라고요. 다음에 또 보자면서 연락처를 주고받는 모습을 보니까 이렇게 사회성을 배워나가면 되겠구나 하면서 안심이 되기도 하고 되게 뿌듯하고 만족스러웠어요.
느린학습자를 지원하는 법제도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하고 계신다고요.
우리 아이들은 지적장애와 비장애의 애매한 경계선에 있습니다. 행정적 지원 대상도 아니고 교육에서도 특수반에 갈 수는 없는 아이들이 많은 사각지대에 있습니다. 천천히 반복해서 교육받고 훈련하면 성취할 수 있는데 지금 학교 현장에서는 그런 기다림이 충분히 제공되지 않다 보니 늘 뒤처지고 지적받고 때로는 또래들 사이에서도 따돌림을 받습니다.
느린학습자에게 맞춤한 돌봄과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넓혀졌으면 합니다. 아다지오는 부모모임외에도 전국 최초로 ‘학교폭력 근절대책과 느린학습자에 대한 학습권 보장 정책 토론회’를 공동주관했구요. 오은택 남구청장 면담, 부산시의원 정태숙 교육 위원장과 기초학력지원센터 면담, (현)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 창원 강기윤 국회의원 면담, 부산광역시 경계선지능인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한 김광명 시의원 면담, 부산시 하윤수 교육감과 느린학습자 부모와의 간담회도 했어요 동구 김미연 구의원과의 면담을 통해 느린학습자 평생교육 지원 조례도 발의되었습니다. 수영구청에서 행정안전부 국민정책디자인 공모로 청년느린학습자 지원 방안에 함께 참여해서 현실적인 아이들 지원방안도 제안했어요. 부산대 한의전문대학원 통합예술 치료학과의 느린학습자 TF팀에서 아다지오 모임시 아이돌봄으로 수업도 해주시고 지난 8월에는 느린학습자 연구 수업에 아다지오 회원도 참여했어요
짧은 기간 안에 성장해서 아주 왕성하게 활동하는 모임이네요. 어떻게 이런 게 가능할까요?
느린학습자 부모들의 간절함이죠. 우리 아이가 느린 것 같기는 한데 경계선지능이라는 걸 알기까지는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정보를 더 알려주고 싶어요. 경계선지능임을 알게 된 후에도 주변에서 우리 아이 또래 느린학습자 친구를 만나는 게 쉽지 않았는데 모임에서 나와서 친구를 만나 자신감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면 이런 모임이 꾸준히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저희가 모임을 하면 앞 순서에는 공부를 하고 뒤에는 서로 담소를 나누는데 무엇보다 이야기 나누는 그 시간을 통해서 남편이나 가족에게서도 공감받지 못하던 위로를 받는 게 가장 큰 힘인 거 같아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을까요.
소소모 활동을 하면서 평소 위축되었던 학부모와 아이들이 자기 긍정감을 키울 수 있었어요. 느린학습자에게 포용적인 사회를 만드는 일을 누군가가 해야 한다면 내가 하자. 우리 아이 미래에 변화가 생길 수 있고 좌절을 가능성으로 만들 수 있는 친구, 힘내라고 응원하는 친구 한 명부터 만들어가야겠다 생각합니다. 아다지오는 지금도 가입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부산에 거주하는 경계선 지능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 그리고 아이가 경계선 지능이 아니더라도 느린학습자 아이에게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은 분도 환영합니다. 네이버 카페에서 아다지오 느린학습자 커뮤니티를 검색해서 찾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