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며 틈틈이 뜬 뜨개로 소아환자에게 따뜻함을 주고 싶은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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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경고등학교 정현경 교사님 덕분에 ‘문어발’이 진행될 수 있었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만들게 되었나요?
정현경(담당교사) : ‘문어발’ 동아리는 평소에 뜨개질에 관심이 많았던 박서연 학생이 교내 창체동아리 중 뜨개질 동아리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저를 찾아오면서 개설되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4학년 재학 시절 학교 가정 과목 실습 시간에 뜨개질을 처음 배웠고, 이후 버스정류장 옆에 있던 공방을 우연히 들어서면서 뜨개질의 세계를 알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소소한 취미생활로 두고 혼자 만들었던 경험이 전부지만 동아리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직접 찾아온 박서연 학생을 위해 기왕이면 다함께 쉽게 배울 수 있고 더 나아가 직접 만든 작품을 기부하여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경험을 주면 좋지 않을까 싶어 신생아를 위한 기부를 계획하고 소소모까지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뜨개질 배우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진행하는데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요?
박서연 : 신생아 모자를 떠서 기부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처음부터 모자를 뜨기는 어려웠습니다. 처음 도안 읽기를 배울때는 수업시간에 읽는 교과서보다 훨씬 더 읽기 힘들었어요. 뜨개관련 소책자와 유튜브 동영상을 보면서 틈틈이 연습했지만 뜨개질 도안의 종류는 기호도안, 서술형 도안 두 종류로 나뉜다는 것도 처음 알았을 정도로 잘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점점 알게 된 것은 뜨개질 도안은 영어 약어가 대부분이라 공통된 언어가 있었어요. 그걸 알고 나니 뜨개질의 역사가 얼마나 오래됐는지, 얼마나 전문적인 영역인지 느꼈습니다. 틈틈이 뜨개질 연습을 하면서 모자 모양이 점점 만들어지는 게 신기하고 즐거웠습니다. 아직 모자를 마감까지 완전히 혼자 완성하진 못하지만 선생님의 도움을 받으며 계속해서 뜨고 있어요. 모자보다 조금 더 쉬운 신생아 목도리 뜨기는 조금만 더 노력한다면 혼자서도 빨리 완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이 꿰어지는 방향이 점점 이해가 되어서 의류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배우고 있는 것 같아 어려움보다는 흥미로움이 더 커졌습니다.
김찬비 : 대바늘로 뜨개질을 처음 배우면서 시작코를 만드는 과정에서부터 난관이었고, 틀릴까봐 걱정을 많이 하면서 뜨개질을 배우는 중이예요. 사실 코바늘이 더 재밌어요. 바늘이 한 개라 쉽게 모양이 잡히는 것 같고 재밌는 모양도 많이 만들어지는데, 대바늘은 하나 틀리면 왕창 다 풀어버리는 게 속상하고 아까울 때도 많습니다. 담당 선생님께서 가르쳐 주시는데, 실이 꼬였을 때면 ‘어쩔 수 없지. 이거 풀고 다시하자.’라고 말씀하셔서 힘들게 떴는데 당황스러울 때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다시 만들어 보고 실수해도 괜찮다고 다독여 주시며 고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시는 선생님 덕분에 처음으로 긴 목도리 모양을 만들고 마무리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들에게 우리가 만든 목도리를 기부할 것이라 생각하니 더욱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아요.
윤소연 : 학기 초 전학을 온 후 동아리 갈 곳이 없어 어디로 가야하나 싶었는데, 담당 선생님께서 받아주시고 자세히 가르쳐 주셔서 좋았어요. 사실 뜨개질에 큰 관심이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생각보다 뜨개질 모양이 잘 만들어지고 친구들도 제가 만든게 이쁘다고 해주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뜨개질 할 때 똑같은 행동을 계속 반복하다 보니 지루하다고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이것만 지나면 네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귀여운 게 나올테니 조금만 기다려봐.’라고 하셨을 때 의심이 들긴 했지만, 정말 폭신하고 귀여운 모양이 나와서 뿌듯했습니다. 나름 문어발에서 ‘에이스’라 재미있게 뜨개질을 하고 있으며, 이번 활동을 통해 기부도 할 수 있어서 의미있는 경험이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현영 : 서연이와 친해서 허준구, 김찬비와 함께 뜨개질 동아리에 들어 왔는데, 솔직히 뜨개질을 해본 적이 없어서 아직도 시작코를 만들기가 어려워요. 선생님께서 대바늘로 겉뜨기와 안뜨기를 알려주실 때 손에 힘을 빼고 실을 바늘에서 빼야 한다고 하셨는데 매번 모양이 찌그러지거나, 실이 빠져나오기도 합니다. 기부 행사를 한다고 하셨을 때 잘 만들고 싶은데 완성이 될까 싶은 불안함도 있었어요. 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실제로 완성된 샘플을 보니 저도 빨리 목도리를 완성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목도리 기부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있으니, 조금 더 노력하여 기부 행사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허준구 : 뜨개질 자체가 아직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시작코를 만드는데 저는 잘 만든 것 같은데 선생님은 자꾸 방향이 꼬였다며 다시 만들자고 하세요. 조금 아깝다고 생각될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얼마 전에 10cm 편물 만들어오기 과제를 주셨을 때 친구들의 도움으로 완성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처음엔 모자를 기부해 보기로 했지만, 생각보다 완성이 더뎌 모두가 함께 만들 수 있도록 조금 쉬운 목도리를 완성해보기로 했습니다. 모자는 기존에 있던 도안을 보면서 만들었는데, 난이도는 중간이라더니 저는 정수리 부분 만드는 것 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모자에서 목도리로 바뀌어서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모로 재미있는 동아리 활동이었어요. 기부를 해본 경험이 없는데 이번 기회로 소중한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배우기 어려웠어도 신생아를 위한 기부에 다들 열정적이네요. 연말에 계획된 기부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정현경(지도교사) : 네, 확실히 처음 계획했던 신생아 모자 뜨기는 처음 배우는 친구들이 도전하기엔 너무 어려운 과제였어요. 그래서 신생아 목도리 만들기로 변경했습니다. 또 학교 창제시간에만 진행을 하다보니 평소에 시간을 내서 친구들이 만들더라도 완성에 너무 오래 걸리기도 하고 기부할 수 있는 개수가 턱없이 부족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2학기부터는 교내 보건동아리와 함께 연계해서 뜨개질을 하고 있어요. 기부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있는 연말에 하려고 해요. 학교에서도 많이 도와주십니다. 아이를 키우는 학교 선생님들이 예시로 뜬 목도리 사이즈를 체크해주시기도 하고, 보건동아리 선생님도 뜨개질을 배워 창제시간에 함께 가르쳐주고 계세요. 교내 기부 행사로 확대하여 10월 말 즈음에는 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 기부 지원 신청서를 받아 뜨개용 실과 바늘을 제공하고 1인 1목도리 뜨기 행사를 해보려고 해요. 소소모를 계기삼아 따뜻함을 넓게 이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연말에 기부하게 되면 꼭 소식 알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